조선환 라구나한인회 이사장 "이산가족 상봉, 조직·예산 꼭 확보"
"가장 어려운 시절에 받았던 장학금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 고마움을 잊을 수 없어서 장학사업을 하고 있지요." 1938년생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LA(이하 위원회)지회의 조선환(사진) 이사장은 이북5도민회장을 역임하는 등 한인사회에서 대표적인 월남인사로 미국에 와서는 호텔업에 종사했다. 그는 4년 전 한인들이 모여 사는 은퇴촌인 라구나우즈로 이주해 현재는 라구나우즈 한인회 이사장도 맡고 있다. 당초 은퇴하는 마당에 위원회 말고는 모두 그만두려고 했지만 은퇴자 동네 모임이다 보니 고사가 여의치 않았다. 그의 주도로 매년 6월이면 위원회는 골프 토너먼트를 주최한다. 대회 수익금으로 8월에는 미 전역에 있는 탈북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조 이사장을 비롯한 한인사회 월남 인사들은 북한을 먼저 떠난 선배 월남자들이 나중에 북한을 떠난 후배 탈북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탈북민 돕기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다. 조 이사장이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10세에 부친을 잃고 17세에 모친마저 잃어 성인이 되기 전에 소년 가장이 됐음에도 동시에 예수를 믿게 되면서 큰 고생을 하지 않고 은혜로 살아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6.25 당시 황해도 연백을 떠나 충북 진천으로 피난해 행상을 하는 어머니와 어렵게 살았는데 당시 이충환 국회의원이 제공한 장학금으로 중학교 월사금을 충당해 어머니를 도울 수 있었던 것을 잊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도 가족과 함께 코스타리카에 다녀오는 등 세계 각국을 여행한 조 이사장이 가장 아쉬워 하는 것은 어려서 떠나온 고향에 가지 못하고 가족들도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그가 나서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LA측이 연방 하원의원, 연방정부의 로버트 킹 대사 등을 통해서 미주 한인 이산가족들의 북한 방문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것이 2012년이었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 때문에 성사 직전에 무산됐다. 이후에도 한인 이산가족 상봉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지만 큰 기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조 이사장이 보기에는 상봉 대상자들이 대부분 별세한 것으로 보이고 의회의 결의안 등에 상봉을 '추진할 조직'이나 '관련 예산'이 포함되지 않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자녀들에게는 2남1녀 모두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또한 그들의 '대대손손 크리스천 가족'이기를 바라고 있다. 세상에 바라는 것은 평화롭고 자유로운 대한민국으로 남북통일이 되는 것이다. 폭정 때문에 기아와 압제 시달리고 있는 북녘 동포들이 세상 무엇보다 더 좋은 자유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 있다. 장병희 기자이산가족 조선환 한인회 이사장도 한인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들